COVID-19을 뚫고 당당히 유학생활을 하는 유학생_ 그 여섯 번째 이야기.
완벽한 적응. 이게 원래 NORMAL 인줄.
COVID-19 으로 도시전체가 셧다운된지 어느덧 만으로 3개월이 다 되었다.
처음에 당황했고 힘들었던 모든 것들이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모든 것이 되었다.
COVID전과는 완전히 다른 일상이지만 밴쿠버 분위기는 이제 모두가 단점보다 장점을 보고 있으며 이 사태를 즐기는 요즘이다.
모두 불편함을 느끼지만 그것을 감수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긍정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요즘.
비록 아직도 학교는 갈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움은 진행되며 더디지만 나의 영어도 아주 조금씩 늘고 있다.
오늘은 밴쿠버에서 세 번째 온라인클래스 세션을 마무리하며 감동으로 벅찼던 순간들을 나눠보려고 한다.
"레스토랑 닫았으면 집에서 먹으면 되지 ! "
2020년 2월 마지막주에 시작했던 나의 첫 세션 반에 배정받았을땐 한국인이 나 혼자였다.
출국전 한인 학생이 많으면 어쩌나 했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한국인이 나 혼자 여서 신기했다.
15명중 혼자한국인으로서 외로움도 잠시 바로 그 다음주에 한국인 두분이 우리반에 짠 하고 나타났다.
나는 그들이 한국에서 온 학생임을 단박에 알아봤고, 수업시간 잠깐잠깐 짝이되어 대화할때마다 너무나 멋진 분들 이라고 생각했다. COVID-19터지고 제일 후회한것도 두 분 연락처 미리 못물어본거.
3월 당시 분위기 자체가 너무 심각했기에 4월 넘도록 만나지는 못하고 서로 연락만 주고받던 우리는
고립의 정점을 찍고 터진 5월에 자주 만나고 대화하며 나이차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베스트프렌드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절대 못만났을 인연인데, 지구 반대편에서 이런 인연이 있을줄 출국전 나는 상상이나 했을까.
역시 인생은, 한 치 앞 을 알 수 없다.
모두가 인정하는 내 생의 은인이 되어주신 유일한 한국인 클래스 메이트 두분은 이제 유일하게 밴쿠버에 남아있는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REAL레알 클래스메이트’가 되었다.
(거의 20명 다 되어가던 같은반 모든 학생들이 다 본국으로 떠나고 마지막으로 한국인인 나와 두분 그렇게 셋이 남게 되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아니었다면 아마 그 세션에서 각자 수업 잘 듣고 서로의 번호도 모른채 그렇게 헤어졌을 텐데!
‘인생의 8할은 주변사람’ 이라는 말을 다시한번 증명하듯 나의 정신적 지주이자 좋은 친구가 되어준 두분께 무한한 감사를 전한다.
뭘 해드려도 부족한 두분께 어떻게든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숙제로 바쁜 와중에도 식사대접을 하고싶었다.
레스토랑에 못가면 집에서 먹으면 되지! 레스토랑 보다 더 오래 앉아 이야기하고 음식값,
술값 걱정없이 마음껏 먹어도 되는 장점이란!
충분히 좋은 시간, 깊은 대화를 나누며 나의 마음이 가득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집에 올 친구들을 생각하며 음식을 만들고, 양껏 음식과 시간을 즐길수 있는 소중한 삶의 순간들.
레스토랑이었다면 이런 감동이 없었음이 분명하다. 아무래도 나는 이 COVID 사태에 감사한점이 더 많은 것 같다.
조만간 두분을 초대해서 치맥파티를 꼭 해야겠다. 히히 다음엔 더 잘 대접해드려야지 ♥
“외국인 친구를 못 만나면 만들 일을 만들면 되지! "
COVID는 터졌고, 영어는 해야겠는데 난 24시간 한국인들과 한집에 갇혀있고, 외국인 친구를 사귀긴 해야겠는데 검증되지 않은 누군가를 마음열고 만나기엔 세상은 험악했다.
'외국인 친구 오조 오억만명 들고 오기' 라고 큼지막하게 쓰여진 나의 다이어리를 보며 용기내어
데이팅앱에서 친구를 찾았다. 매칭이 된 친구들중 유일한 동성 대화상대였던 나의 ‘Minoo’ 는
지금 내 인생 최초 '외국인 베프'가 되었다.
그동안 내가 만난 수 많은 외국인들은 다른 문화와 언어 때문에 사귀어도 오래가거나 깊은 사이로 발전할수 없었다.
그래서 외국인 친구에대한 기대감이 전혀 없었지만 한시간이라도 영어로 대화하는게 절실했던 나였기에
용기를 내어 지구 반대편에서 낮선 사람을 만나러 나섰다.
그녀도 나도 영어에대한 필요를 기반으로 서로 엄청난 용기를 내어 만나게 된 것.
만나자 마자 그녀의 차를 타고 멀리 멀리 하이킹을 갔는데 진짜 속으로 ‘와 나 여기서 장기 털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겠다' 생각했다. 그녀가 병따개를 찾으러 나를 차에 두고 남자친구집에 다녀왔을때에는 영화에서 보던 모든 납치 장면이 다 떠올랐다.
ཚ대 유학생 밴쿠버에서 곰에게 잡아먹힌 것으로 추정되며 실종’ 기사를 막 상상했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내 생에 처음 낸 용기는 나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그렇다고 모든 유학생에게 나와같은 모험을 추천하는 것은 아님. 나는 운이 좋았던 것.
실제로 학교에서 입학하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날 파티나 클럽 가서 절대 따져있는 음료수 먹지말라고 하고,
먹던 자기 술잔 다른데다가 내려놓지 말라고 가르쳐줌)
같은 나이또래에 서로 너무나 비슷한 사고방식, 인생관, 취향이었던 우리는 바로 베프가 되었다.
나는 처음으로 외국인 베프에게 영어로 편지도 써보고 힘든일이 있을 때 같이 울어주고, 같이 웃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한국사람만 가능할것같았던 커뮤니케이션을 ! 지구 반대편에서 그것도 외국인과 하고있다니!
서른 훌쩍 넘어 이런 친구를 사귀기 쉽지않은데, 무려 외국인이다. 너무 신기하다.
내가 한국에 돌아가도 나를 보러 한국에 꼭 가겠다는 그녀와 서로 함께할 많은 위시리스트 약속을 했다.
내가 하고싶은 모든 표현을 영어로 다 하고싶게 만들어준 고마운 My soul mate:) 그렇게 나는 또 한번
내 영어공부 동기에 석유를 부을수 있었다.
내 생에 행운을 가져다 준 COVID-19 고마워 !
“힘들고 어려워도 매순간 감동은 있어!”
세 번째 온라인 세션을 시작했을 때 나의 멘탈은 말그대로 ‘헬’이었다. ESL클래스와 달리 College course는
학생들의 분위기도 굉장히 다르고 교수님도 엄격했으며 ‘장난아니고 진짜 대학수업’의 정석이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원어민 교수님의 강의를 ‘Zoom’으로 듣는건 뇌가 과부하가 되다못해
다 녹아내리는 느낌이었다.
첫날부터 안되겠다 싶어 녹음기를 켰다. ‘아차차...내가 영어를 이렇게 못했지 참’ 교수님이 영어로 하는 말이
무슨 소린지 알아들으려고 애씀 + 새롭게 쏟아져 나오는 지식을 영어로 이해하고 흡수 = 뇌에 쥐가 옴.
매일 뇌가 사망하는사태. 를 경험한 나는 분명히 몸은 안힘든데 첫날수업부터 나의 모든 신체가 저릿저릿한 느낌이었다. 첫날 오후 네시가 다 되어 갈때 거의 사색이 되어있는 나의 얼굴을 화상카메라 넘어 감지한 교수님은
“나도 어려워 하는 분야이고 나도 틀릴때가 많아서 영어를 외국어로 수업듣는 네가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그러나 처음엔 어렵지만 4주 후에는 분명히 나아져있을거다” 라는 말을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위로 받으며 한숨과 함께 녹음된 강의내용을 듣고 또 들었던 강의 첫날이
분명히 엊그제 같은데 벌써 4주가 지났다.
분명히 나는 중간중간 집중하기가 어려웠고, 수업들으면서 인터넷 쇼핑하고,
화상캠을 코 까지만 나오게 하고 입으로는 과자를 먹고, 몰래 맥주를 까는 등 (진짜 비밀......)
불량학생의 정석 이었지만 노력을 안한 것은 아니었다.
9시부터 4시까지 모니터를 보고나면 눈알이 빠질것같아서 복습하기가 힘든 날이 다반사였고
아 내실력 어쩌지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은데,
4주후 마지막 수업날 테스트를 봤을 때 처음보다 확연히 나아지고 발전한 나를 볼수있었다.
처음에는 무슨소린지도 몰랐던 모든 문제를 척척 그리고 높은 정답률로 풀어낸 나를 보며 “그래 헛되이진 않았구나” 하는 안도감과 “더 열심히 할수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했다.
모든 마무리에는 언제나 아쉬움이 남는 법칙을 교수님도 깨지 않았다.
교수님의 마지막 Zoom 메시지는 너무 감동이었다.
해당 코스에 일정 점수를 넘기고 합격한 학생들은 학사모를 쓰고 졸업식 옷을 입고
졸업증서를 받는 행사와 파티를 할수있는데, COVID사태 덕분에 많은 것들을 놓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성장했으며 많은 배움과 지식을 얻었고, 지구반대편에서 밤을 새가며
열정적으로 수업을 듣는 다른 학생들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나뿐만이겠는가, 모든 유학생들에게 아니 전 인류에게 잊지못할 한해가 될 2020년.
나는 내 유학생활의 끝까지 내가 할수있는 것 즐길수 있는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즐기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고마워 잊지못할 202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