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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후기

1월학기 백*민 학생 체험기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지원하게 된 동기

 

 부모님의 지인 분들이나 자녀들이 교환학생을 다녀왔는데 되게 좋았다고 하시면서, 제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교환학생 가는걸 생각해보지 않겠냐고 설득하셨어요. 처음에는 친구들과 다른 학년으로 학교를 다니는 게 싫어서 안 간다고 했는데, 대학가면 다들 제 나이에 졸업하는 사람들 별로 없잖아요.

그리고 생각해보니까 너무나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더라고요. 12살 때 혼자 미국에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비록 두 달 뿐이었지만, 아직까지도 잊지 못 할 추억으로 남아있어서, 그것도 한 몫 했어요.

저는 중3 초에 신청했고, 운 좋게 호스트 배정도 빨리 받았어요! 부모님이 절 설득하는데 2년이나 걸렸지만, 안 갔으면 평생 후회할 뻔 했어요:)

 

 

 

현지에서의 생활

 

  저는 오대호와 접해있는 위스콘신(Wisconsin)이라는 주로 배정을 받았어요. 겨울이 길고 추워서 눈이 엄청나게 많이 오는 곳이었어요.

제가 살던 곳은 워싱턴 아일랜드(Washington Island)라고, 말 그대로 섬이었는데, 인구가 7백 명 밖에 안되고,

쇼핑할 곳도 없어서 몰을 가려면 배를 타고 나가서 2시간이나 더 운전을 해야 하는, 심지어 휴양지라 대부분의 레스토랑도 겨울에는 문을 닫고,

겨울에는 영하 이삼십도 내려가는 건 기본인 그런 작은 섬으로 배정을 받았어요. 처음에 섬으로 배정 받았다는 걸 알았을 때는,

1년을 어떻게 지내나 했는데 오히려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북극이랑 가까워서 난생처음으로 오로라도 보고, 공기도 너무 깨끗해서, 여름에는 바다에 누워서 친구들이랑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며 소원도 빌고,

밤하늘에 수 놓은 별들 아래서 모닥불 피워놓고 스모어(S’more: 구운 마쉬멜로에 초콜릿과 그라함 크래커를 얹어 먹는 것)도 많이 해먹었어요.

워싱턴 아일랜드의 여름은 기분 좋게 따뜻하고 선선해서, 사람들이 휴양지로 많이 찾아오기 때문에, 여름엔 모든 게 활기차요.

 레스토랑도 여름 동안만 여는데, 엄마도 레스토랑을 하셔서 많이 도와드렸어요!

또 미국에 몇 개 안 되는 조약돌로 이뤄진 해변도 있어서, 여름에는 친구들이랑 가족들이랑 항상 수영하거나 태닝 하러 갔어요: )

 

 

 

아, 제가 다니던 학교는 위스콘신에서 가장 작은 학교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80명정도 밖에 안되고,

고등학생은 26명밖에 없는 엄청 작은 학교였어요. 학교가 작은 탓에 클럽활동은 농구랑 학생회밖에 없었고,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과목들은 없었지만,

친구들 사귀기에는 정말 좋았어요. 모든 친구들을 다 알고 지내며, 깊게 사귈 수 있었거든요! 심지어 4학년부터는 다 알고 지냈어요.

그래도 Island Player라고 해서 섬 안에서 연극이나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어요. 그래서 난생 처음으로, 하고 싶었던 연극도 해봤고,

크리스마스 행사 때 머라이어캐리가 돼서 노래도 하고, 스칸디나비아 페스티벌에서 춤도 췄어요.

그리고 처음 와서는 안 했었지만,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고 나서는 비록 두 게임 밖에 못 뛰었지만 농구도 했었고요.

학생회도 했었으니 섬 안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 거 같아요!

 

 

 

호스트 생활


 먼저, 저는 굉장한 호스트엄마를 만났어요. 엄마는 60대 초반이셨는데, 몇 년 전에 암으로 투병을 하셨다가 지금은 완치되셨고,

아빠는 70대 초반이셨는데, 엄마가 암 투병 중에 치매에 걸리셨어요.

두 분은 백인이신데 여섯 명이나 되는 흑인 아이들을 예전에 입양하셔서, 아이들은 10대, 20대 초반이었어요. 무려 다섯 명이나 같이 학교를 다녔어요.

 

 

  

 심지어 더블배정이 되어서 콜롬비아에서 온 오빠도 생겼고, 나중에는 스페인에서 온 오빠도 생겼어요.

무남독녀 외동딸이었던 저에겐 무려 형제들이 8명이나 있는 대가족 생활은 많이 달랐지만,

함께 학교를 다니던 또래들이라 더 금방, 그리고 깊게 친해진 거 같아요.

 

 

 

 동갑인 호스트 시스터와는 정말 모든 비밀을 다 공유하는 사이가 되었고, 성격이 완전 잘 맞던 언니와도 죽고 못사는 사이가 되었죠.

오빠들은 항상 재미있었어요. 특히 콜롬비아에서 온 오빠는 항상 절 보면 자기 여동생 같다며 잘 챙겨주고,

오빠 없는 사람은 부러워서 어디 살겠나 싶을 정도로 보호해줬어요.

 

 

 

 동갑이던 호스트브라더는 츤데레였는데, 장난도 심하게 치고 가끔은 못된 말도 했지만, 요리도 해주고 항상 절 생각해줬어요.

장난칠 때보면 뭔가 진짜 브라더가 생겼구나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어요: ) 둘이 요리하는걸 좋아해서 한번은 밤 12시에 둘이 빵을 만들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모든 게 어색했지만, 한 달도 안돼서 많이 친해졌어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중요한것같아요. 그래야 영어도 빨리 늘고요. 사실 저는 진짜 저를 보여주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부끄럼 없이 자신을 보여주면 보여줄수록 더 친해질수있을거에요. 부끄러워하지 말고 스스럼없이!

 

 

도움이 될 만한 글들

 

부끄러워하지 말고, 틀려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끝까지 하세요. 모국어도 아닌 영어로 생활을 하고 있는 건 엄청 대단한 거에요!

걔네 보고 한국말로 해보라고 하세요. 절대 못할걸요? 그러니까 틀려도 기 죽지 말고,

무슨 말 하는지 못 알아듣는다고 조금 비웃거나 그래도 마음 상하지 말고!

사람들 옆에서 많이 어울리다 보면 올 때쯤 되면 자연스럽게 모든 사람들과 유창하게 얘기할 날이 올 거에요:)

 

 

너무 많은 기대는 실망을 부를 수 있으니,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마세요 물론 모든 게 생각처럼 완벽하지도 않을 거고요.

교환학생을 갈지 안 갈지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는, 안 가면 언젠간 후회할거라는 말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께는 좋은 추억 만들고 오시라는 말을 드릴게요.

마지막으로, 끝까지 공립교환학생을 잘 마치게 도와주신 한일영팀장님께 감사 인사드리며, 이 글을 마칠게요